[손보협 세미나]보험범죄 적발 1년새 47% 급증

  • 입력 1998년 10월 21일 19시 39분


박모씨 일가족 6명은 97년말부터 국내 모든 손해보험회사의 53개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올 1월 이후 4차례나 고의로 콘크리트벽을 들이받는 등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 4천2백만원을 타냈다.

사위까지 낀 이들 6명은 보험금을 타내려고 가족회의를 열어 빈틈없이 보험사기극을 모의했지만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손해보험협회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기업도산과 실직 임금삭감 등의 영향으로 보험범죄가 보상금을 노리던 단순 사기형에서 생계형 또는 전문집단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한양대 조해균(趙海均)교수는 “보험범죄는 살인과 방화 고의사고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보험범죄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조사권과 체포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손보협회에 따르면 97년 4월∼98년 3월 사이의 보험범죄 적발건수가 5천1백9건으로 1년전 같은 기간의 3천4백80건보다 47% 늘었다.

이 가운데 고의 교통사고 등이 4천25건으로 전년보다 63% 늘었고 폭력배가 끼여들어 더 많은 보험금을 요구한 경우가 17%, 방화나 사고조작 등도 7%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로 입원했지만 실제로는 병상을 비운 부재환자의 비율도 △95년 9.6% △96년 10.2% △97년 11.3%로 증가추세를 보여 올 4월에는 14.4%로 껑충 뛰었다.

손보협회는 이날 보험범죄 방지대책 세미나를 열고 협회 산하에 검찰 경찰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보험범죄 방지대책협의회(가칭)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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