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대 취업정보실 K씨는 가끔씩 걸려오는 학부모들의 전화를 받느라 곤욕을 치른다.
저마다 어려운 사정을 털어놓으며 자식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 이들의 호소를 외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순서를 무시할 수도 없고….
최근 대학가에서 아르바이트 구하기 특급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부모에게 학교 취업지도실에 전화를 걸게 하거나 지도교수의 ‘빽’을 동원하는 등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온갖 ‘작전’을 펴고 있는 것. 취업지도실을 문턱이 닳도록 찾아와 ‘읍소작전’을 펴는 학생도 적지 않다.
중고생 과외의 경우 과목당 한달에 20만∼30만원 정도인 ‘공정가’를 무시하고 절반가격으로 ‘덤핑수주’해 ‘낙찰’을 받는 학생도 등장한다.
이같은 현상은 IMF경제난 등으로 중고생 과외 수요는 크게 줄어든데 반해 등록금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생활이 궁핍해진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 고려대와 연세대 취업정보실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하루에 6,7건씩 들어오던 아르바이트 학생 소개의뢰가 요즘은 한두건에 불과하다.
더구나 수요보다는 공급이 훨씬 많은 아르바이트 ‘시장상황’을 알고 있는 중고생 학부모들이 종교나 출신고를 따지거나 성적증명서를 요구하는 일까지 있어 대학생들은 더욱 아르바이트 구직난을 겪고 있다.
서울대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중고생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불법인 고액과외 대신 합법적이고 비싸지도 않은 대학생 과외를 많이 활용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훈·박윤철기자〉hun34@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