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냉동창고 화재]『평』삽시간에 8층건물 화염

  • 입력 1998년 10월 30일 06시 34분


부산 서구 암남동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화재현장은 아비규환 그대로였다.

스티로폼 우레탄 등 인화물질을 타고 불이 순식간에 8층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인부들이 한꺼번에 좁은 계단으로 몰려 쓰러진 뒤 유독가스에 질식한 듯 사망자들은 대부분 계단쪽을 향해 숨져 있었다.

시공회사인 동원건설측은 지난달 28일 한차례 화재가 발생해 3명이 화상을 입은 이후에도 현장감독과 안전대책을 소홀히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발생

29일 오전 8시10분경 부산 서구 암남동 매립지에 동원건설㈜이 시공중인 냉동창고 삼동 범창콜드프라자 6층 부근에서 강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대피 및 피해

불이 나자 인부 2백11명 중 1백70여명은 계단으로, 10여명은 옥상으로 대피했다. 또 3명은 6층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리다 중상을 입었다.

숨진 한봉석씨(33) 등은 대부분 6,7층에서 작업하던 인부들로 유독가스에 질식,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오후 1시15분경 화재현장에서 용접용 아세틸렌 가스통이 폭발해 시체 발굴작업을 벌이던 부산 중부소방서 소속 이덕회소방교(33) 등 소방관 7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화재원인

처음 불이 난 6,7층에서는 30여명의 인부가 우레탄과 스티로폼으로 벽면 단열작업과 배관 용접작업 등을 하고 있었다.

소방관계자들은 우레탄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던중 발생한 휘발성가스에 용접불꽃이 튀어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점

사고 현장에는 우레탄이 담긴 드럼통과 스티로폼 산소통 등 인화물질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이런 가운데 시공회사인 동원건설, 하청업체인 대성방열 등 19개 업체가 벽면 단열작업과 배관용접 등을 동시에 진행했다.

▼사망확인 20명 명단

△한봉석 △윤태선(43·인천 남구 구만동) △장효일(20·인천 남구 숭의동) △전광남(43·인천 연수구 옥련동) △박희동(38·경남 양산시 대방동) △우태훈(32·경남 양산시 새곡동) △임종수(경남 양산시 남부동) △김선교(서울) △이정호 △임달순(62·서울 도봉구 방학동) △이효암(40·부산 부산진구 부암1동) △심우경(60·서울 노원구) △전귀흥(62·여·부산 서구 암남동) △이복규(61·서울 영등포구 대림1동) △박진욱(25·부산 영도구 대교동) △김용호(44·경남 창원시 명서동) △최봉조(30·부산 중구 신창동1가) △정용석(46·대구 남구 대명동) △김명돌(47) △김규완(32)

〈부산〓조용휘·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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