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학자 22명 『최장집교수 이념논쟁 학문자유 위협』

  • 입력 1998년 11월 1일 19시 59분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장인 최장집(崔章集)고려대교수의 저술에 대한 ‘월간조선’의 이념문제 제기에 대해 해외에서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이같은 논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UCLA의 신기욱교수(사회학)와 존 던컨 교수(동아시아 언어문화사)는 지난달 30일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호주의 한국학 학자 22명이 서명한 성명서에서 “월간조선이 시작한 이념논쟁을 ‘학문의 자유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한다”며 “하루 빨리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담론을 형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 성명은 “월간조선의 주장은 공산권이 붕괴된 지 10년이 지난 오늘 냉전시대에나 통할 단순 흑백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며 권위주의적 한국사 이해를 국민에게 주입시키려는 노력”이라고 비판했다.

교수들은 또 “최교수의 저작 중에서 맥락을 무시한 채 몇몇 구절을 인용해 이를 좌익으로 규정하는 주장은 부적절하고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며 “학문과 지성의 자유에 큰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한국학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성명 발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교수는 영문 저작을 통해 미국 학계에 비교적 잘 알려진 편으로 이념적 성향은 약간 진보적인 중도파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그를 좌익이나 용공 친북학자로 보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 정부에 참여한 최교수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없고 과거 연구만을 맥락에서 분리해 매도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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