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임학동에서 13년째 서당 ‘심전경작(心田耕作)’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 훈장’ 송우영(宋宇永·36)씨.
그는 한복에 갓을 쓰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1백20여명의 문하생에게 한문을 가르친다. 수준에 따라 ‘기초한자반’ ‘소학반’ ‘사서강독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문학회에서 제정한 1천8백자 필수한자와 천자문, 논어 맹자 등을 교재로 사용한다. 하루 2시간씩 3년과정이 대부분이며 학채(學債·수강료)는 월 3만5천원정도.
3년과정을 배우면 한국어문학회에서 1년에 두차례 실시하는 자격시험(6급∼특급)에서 특급자격증(5천자)을 딸 수 있다.
송씨는 그러나 한문실력 보다는 인간 됨됨이에 더 신경을 쓴다. 틈틈이 우리 고유의 인사법 등 예절 교육도 시킨다. 그는 또 학생들이 지루해하면 시조를 한가락 뽑거나 옛날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준다. 때로는 서예도 지도한다.
송씨는 이곳에 정착하기 전에는 10여년간 전국을 누비며 ‘방랑자’생활을 했다. 경북 왜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 줄곧 타향살이를 하며 서울 구로공단에서 미싱사로 일하기도 했고 청소부 노릇도 했다.
그동안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쳤고 대전에서 서당을 운영하고 있는 원로한학자 김희진(金熙鎭)선생에게서 6년간 한문을 배웠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자녀들이 신문에 나온 한자를 줄줄 읽고 어려운 문자를 쓸 때는 대견해 하면서도 영어공부를 해야 할 시간에 한문공부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불안해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
송씨는 “먼 훗날 제자들이 이 서당을 이어갈 만큼 ‘뿌리깊은 서당’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544―9746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