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표된 5대그룹 주력업종에 끼지 못한 계열사 직원들은 “앞으로 우리 회사와 우리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며 크게 동요했다. 일부 직원들은 “왜 우리가 희생양이 돼야 하냐”며 회사측을 원망하는 등 매우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관련기업 노조들도 일제히 고용안정을 보장받기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가 5대그룹 구조조정 과정의 인력감축이 자칫 산업평화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전자와 맞바꾸게 된 삼성자동차 부산 신호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이날 오전부터 시위에 들어가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됐다. 또 전날 삼성본관 주변 등에서 차량시위를 벌인 삼성자동차 연구소 직원들은 농성에 돌입했다. 삼성차 직원들은 “그룹에서 자동차의 운명에 대해 한마디도 해주지 않아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도 못 잡고 있었다”고 회사측을 비난했다.
그는 “주력업종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너는 괜찮냐’고 묻는데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면서 “본격적으로 감원한다는 소문이 사내에 나돌고 있어 모두 불안해하는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종합상사 수출팀의 한 직원은 “그룹에서 서비스업을 주력으로 선정했는데 우리회사를 주력으로 보는 건지 아닌지 분간이 안된다”고 걱정했다.
주력업종에 포함된 업체 직원들도 걱정은 마찬가지. 향후 대대적 합병과정을 거치면서 상당한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생산업체 직원인 이모대리(33)는 “주력업종에는 포함됐지만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면서 인력을 20% 가량 줄일 것이라는 예상이 사내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불안해 했다.
고용불안의 불똥은 5대그룹 계열사와 하청관계를 맺고 있는 협력업체로도 튀고 있다.
경기 반월공단 S사는 납품거래를 해오던 5대그룹 계열사가 비주력사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납품업체에 매달려 살고 있는 처지에 납품업체가 정리되면 우리 회사도 문을 닫아야 한다”며 “전화를 걸어 물어봤지만 ‘우리도 답답하다’는 대답밖에 못들었다”고 말했다.
고용안정이 크게 흔들리자 노조들도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현대노조협의회는 계열사 축소과정에서 현대자동차 정리해고에 이어 또다시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현노협의 한 간부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거센 인력감축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사측에 고용승계 보장을 최대한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