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레진저 前美국방 『北,이라크공습서 美의지 읽었을것』

  • 입력 1998년 12월 17일 19시 04분


미국 닉슨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제임스 슐레진저 박사가 아태평화재단 초청으로 방한,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21세기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주제로 특강했다.

슐레진저박사는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날특강에앞서나종일(羅鍾一)안기부1차장 리처드 크리스텐슨 주한(駐韓)미대사관부대사 오기평(吳淇坪)아태평화재단사무총장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 슐레진저박사는 오찬에서 미국의 이라크공습이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21세기는 결코 정적(靜的)인 세기가 아니라 ‘교정과 조정’이 이뤄지는 세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세계의 새로운 질서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등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의미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맨스필드 전주일미국대사는 언젠가 미일(美日)관계가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쌍무관계’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미중(美中)관계가 가장 중요한 쌍무관계라고 생각한다.

미래질서의 중대한 위협 중 하나는 북한이다. 북한의 위협은 세가지다. 첫째는 ‘벼랑끝 전략’, 둘째는 안보딜레마, 셋째는 비핵(非核)구도에 대한 위협이다. 북한 핵위협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이 두 나라에서 핵무장조치를 불러올지 모른다. 중국도 과거에는 ‘최소억지전략’을 유지했지만 일본의 핵무장에 대응, 전략을 수정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전세계 핵비확산체제는 종말을 고할지 모르고 미국은 ‘궁극적 조치’를 취하게 될지 모른다.”

슐레진저박사는 강연 후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시간도 가졌다.

―북한이 미국의 이라크공습을 보고 지하시설 사찰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북한이 계속 문제시설의 ‘모호성’을 협상의 지렛대로 견지하겠지만 이라크사태를 보면서 미국의 의지를 읽었을 것이다.”

―대북 경제제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 자신은 경제제재에 회의적인 사람이지만 미국이 경제제재를 해제한다고 해서 북한주민들의 기아와 빈곤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