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총재가 국세청을 통한 대선자금 불법모금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들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전청장에 대한 이총재의 격려전화는 이중 하나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임전청장이 받았다는 이총재의 전화내용이 대선자금 모금 사실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모금에 대한 ‘격려성’전화로 판단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임전창장에게 이총재가 “앞으로 계속해서 열심히 해달라”고 말한 점과 평소 이총재와의 친분을 자랑해온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이 “이총재가 격려전화 한번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한 뒤 전화가 온 사실 등이 검찰이 내세우는 정황증거들이다.
검찰은 대선자금을 낸 기업 관계자들로부터도 임전청장과 비슷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전에는 모르는 사이였는데 국세청을 통해 대선자금을 낸 뒤 이총재의 ‘감사전화’를 받았다는 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실확인 작업은 해야할 것”이라며 이총재에 대한 조사방침은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실정 수사 때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선례가 있어 소환조사나 방문조사 등 직접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총재측이 “전혀 전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 임전청장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직후 진술한 사실을 들어 임전청장과 검찰이 ‘거래’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어 이총재에 대한 수사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으로도 이총재의 관련가능성을 재판 등을 통해 계속 제기하면서 이총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구체적인 조사 시기와 방식이 결정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