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는 발목까지 휘휘 감기는 바람과 함께 산다. 지난 계절의 밀린 생각들, 바람에 다 풀어낸다. 천지사방 까마득한 밤이면 날 선 칼바람은 이렇게 다그친다. 나무여, 아직은 깨어 있으라. 너무 깊이는 잠들지 마라. 기다리라 기다리라. 이 겨울에도 햇빛의 한 틈을 비집고 푸른 풀들이 살고 있으니….
맑음. 아침 영하5도∼7도, 낮 7∼13도.
나무들이 옹송그리고 있는 겨울숲. 그곳에서 시인(김백겸)은 지그시 눈을 감는다. ‘건드리면 가야금 소리가 나는 시간들이 눈부신 겨울이 되고 있습니다…’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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