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당시 선원들은 물론 화물이 통째로 사라졌고 화물선 이름도 파나마 국적 텐유호에서 온두라스 국적 산에이 1호로 위장돼 있어 한중 당국이 선박탈취여부와 선원 소재 등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해양경찰청은 중국 당국이 장쑤(江蘇)성 장지야항에 입항했던 산에이 1호를 정밀 조사한 결과 텐유호와 동일한 기관번호(9152 알라사카 텍코)임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텐유호 실종〓2천6백t급 텐유호(선장 신영주·申英周·51)는 한국 조달청이 주문한 알루미늄 3천t(35억원 어치)을 싣고 9월27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콸라탄정항을 출항했다.
출항 사흘 뒤인 9월30일 갑자기 통신이 두절됐고 선주인 일본 도쿄(東京) 텐유해운㈜은 즉각 일본 7관구 해상보안본부에 실종신고를 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 동남아8개국은 10월1일부터 2개월 이상 해상 공조수사를 펼쳤으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었다.
▼텐유호 발견〓중국 교통부 해상수색본부는 21일 장지야항에 입항한 온두라스 국적 산에이 1호가 실종선박과 비슷하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을 벌였다.
중국 당국은 산에이 1호에 타고 있던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이 제시한 선박 등록번호가 허위였고 엔진번호도 실종된 텐유호와 똑같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진짜 산에이 1호는 한국인 5명과 미얀마인을 승선시킨 채 28일 일본 하치노헤(八戶)항에 입항했다.
▼수사진행〓가짜 산에이 1호에는 인도네시아 선원 16명이 타고 있었다. 중국 공안부는 먼저 산에이 1호를 압류했고 인도네시아인들을 상대로 △한국인 선장과 기관사를 포함한 선원들의 소재파악 △텐유호의 탈취 및 범행가담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텐유호에 승선했던 한국인을 포함한 선원들의 생사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표정〓이 배의 한국인 기관사 박하준(朴夏俊·44)씨의 부인 김매자(金梅子·44)씨는 “9월 초에 남편과 전화를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당시 남편은 항해중이었으며 10월7일에서 10일 사이에 인천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인천〓박희제·이현두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