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중에는 지난해 말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직한 30, 40대가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법무부 김포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이민을 떠난 국내인은 1만5백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백여명이 늘어났다.
특히 올해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사람은 지난해 2천5백55명보다 25%나 증가한 3천2백6명이었다. 캐나다 이민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이민 조건이 덜 까다롭고 이민을 계획중이던 30, 40대 실직자들의 이민욕구를 충족시켜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내에 살고 있는 직계가족의 초청을 받아야 하는 초청이민이 대부분인 미국이나 동양인의 이민을 꺼리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과는 달리 캐나다는 자격증 등 일정한 조건만 갖추면 이민이 가능하다. 또 미국에 비해 자녀들의 교육비가 적게 들고 캐나다 시민권을 얻으면 미국으로 쉽게 다시 이주할 수 있다는 점도 이민자들이 캐나다를 선호하는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이민수속 대행회사인 현대이주공사의 김우경이사는 “캐나다의 경우 연령이 40대 중반까지는 5천만원 정도만 있으면 가족 전체가 이민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올해 캐나다 이민수속을 대행해준 가족의 대부분은 가장이 직장을 그만둔 30, 40대들이었다”고 말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