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셀라는 소에 감염돼 유산과 불임 유방염 등을 일으키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정부는 이 병을 근절하기 위해 3월부터 9월까지 젖소 총수의 65% 이르는 35만여마리와 한우 1만여마리 등 39만 마리의 소에 대해 예방백신을 접종했다.
그런데 접종을 받은 소중 절반 이상이 거꾸로 이 병에 걸려 집단 유산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서울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명동성·明東星)는 30일 이같은 브루셀라 파동과 관련해 전북대 수의과대학장 백병걸(白秉杰·51)교수를 허위공문서작성 및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전 농림부 수의계장 어중원(魚重元·51) 방역2계장 최홍렬(崔弘烈·53)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백신 제조업체인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 대표 윤지병(尹志炳·64)씨와 한국미생물연구소 대표 양용진(梁龍鎭·45)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뇌물수수 액수가 적은 전 농림부 산하 수의과학연구소장 이재진(李在鎭·58)씨는 불구속기소했으며 농림부 가축위생과장 배상호(裵尙昊·53)씨 등 3명은 자체 징계하도록 농림부에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교수는 94년 농림부로부터 브루셀라 백신개발 연구비 1억9백만원을 지원받고 미국에서 개발한 브루셀라 백신 RB51의 종균(種菌·Master Seed)과 산업용 백신제품을 몰래 들여와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에 의뢰해 시험용 백신을 제조한 뒤 마치 국내에서 새로 백신을 개발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농림부에 보고한 혐의다.
백교수는 또 일부 소가 백신 접종후 브루셀라 양성반응을 보인 사실을 숨기고 시험대상 소의 숫자도 부풀리는 등 허위 임상실험결과를 작성해 농림부에 보고했다.
농림부는 이를 토대로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에 지난해 11월 백신제조 허가를 내줬으며 백교수는 한국미생물연구소로부터 1억원을 받고 중앙측이 제조한 시험용 백신을 넘겨줘 불량 백신을 대량 생산하도록 했다.
어씨 등 농림부 공무원들은 94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 대표 윤씨 등으로부터 8백만∼2천3백만원을 받고 백신개발 및 시험과정에 대해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서류검토만으로 백신제조 허가를 내준 혐의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