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7대 이슈]실업대란…실업자 2백만 추산

  • 입력 1998년 12월 30일 20시 02분


IMF 관리체제가 시작된 이후 실업자가 월 평균 10만명씩 늘어나 7월에는 1백65만명으로 피크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몇 집 건너 실업자가 발생하는 실업대란이다.

지난해 12월 65만8천명이었던 실업자수는 11월에 1백55만7천명으로 2.4배로 늘어났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일용 근로자와 임시 근로자가 느는 반면 안정된 일터에 나가는 상용 근로자는 계속 줄어 고용구조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졸업시즌을 맞아 고졸 및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정부는 4월부터 7조9천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해 실업자 구제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개발 이후 처음 겪는 미증유의 대란이고보니 곳곳에 허점투성이다.

공공근로사업은 실업자가 아닌 주부들과 노인들이 참가하는 바람에 실업자 구제효과가 크게 낮아졌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실업대책을 세우기 위한 기초자료로 쓸 실업자 데이터베이스조차 없다”면서 “대규모 실업사태를 겪어본 경험이 없어 정부가 허둥지둥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실업통계는 실업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높다.

일거리가 없어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하는 사람들도 취업자에 포함된다.

11월 현재 주당 18시간 미만 일하는 취업자는 49만6천명으로 작년 11월보다 67% 증가했다. 이 가운데 19만1천명(38.5%)은 추가 취업을 원하고 있다.

조업중단 등으로 집에서 노는 일시 휴직자도 16만8천명으로 1년 동안에 6만8천명이나 늘어났다.

이래저래 실질 실업자가 2백만명을 넘어섰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재벌 구조조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5대 그룹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날 인력이 비주력 계열사만 5만 1천명이며 주력업종 계열사와 하청업체 종사자까지 합치면 내년중 10만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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