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검토되는 석사장교제는 여러가지 불평등 시비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 우선 이공계만의 혜택이 그렇다. 그 밑바탕에 인문계 엘리트는 국가경쟁력과 관계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지나 않은지 모를 일이다. 장교로 임용되는 과정도 사관학교나 ROTC에 비하면 약식에 불과하다. 짧은 군대생활조차 일반장교와 달리 ‘견학교육’이라고나 해야 맞는 수준이다. 대학원은 커녕 대학도 못가는 청년들의 박탈감은 더 커진다.
▽석사장교제는 5공 시절 처음 도입됐다. 그때도 명분은 ‘국가경쟁력’이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 아들이 대학원 진학 예정자라는 사실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 70년대초 중고교 평준화때도 대통령의 아들이 진학을 앞두고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해도 유복층(裕福層)에 대한 국가특혜적 성격은 비슷하다. 국가경쟁력이라는 명분에 국민이 수긍할지 의문이다.
▽국가발전에 긴요한 두뇌를 정책적으로 육성하자는 주장은 옳다. 그러나 그런 영재일수록 국가 사회에 헌신할 봉사정신이 중요하다. 국민의무상의 특혜는 그런 국가관 형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 마치 장래성 있는 기업에 납세의무를 면제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헌법사항인 국민 개병제와 병역의무의 불공정은 헌소(憲訴)대상이다. 국가가 필요하다 해서 개인간 평등원칙을 깨서는 안될 일이다.
〈김재홍 논설위원〉nieman9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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