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한 부장검사는 “다 알만하신 분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며 “정치인이 됐다고 해서 법을 무시하고 옛날 지휘하던 검찰 조직의 입장을 이렇게 어렵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국회 정보위 소속으로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고 믿고 싶다”며 “그러나 대법관출신의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검찰총장 출신의 김의원이 이번 사건을 주도했다는 것은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한나라당 측에서 사건의 사법처리를 어렵게 하기 위해 일부러 김의원을 내세웠다는 추측도 나돌고 있어 검찰이 더욱 쓴 입맛을 다시고 있는 것.
대검 관계자는 “4일 국회 의사국장과 경위국장을 조사한 결과 일단 529호실로 들어간 9명의 의원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러나 현장에서 적극 가담한 사실이 밝혀지면 다른 의원과 형사처벌 수위를 달리 하기 어려운게 우리 입장 아니냐”고 말했다.
검찰총장 출신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경우는 92년 부산 초원복집사건 당시 김기춘(金淇春)전총장이 처음. 김전총장은 검찰에 소환조사돼 불구속기소까지 됐으나 공소취소로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