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리스트」분석]월급보다 센 사건수임료

검찰이 입수한 이종기(李宗基)변호사의 ‘수임장부’에는 검찰 법원의 일반직원 경찰관 교도관이 소개한 사건내용과 이들에게 건넨 것으로 보이는 ‘비용’이 적혀 있다.

수임장부에 이름이 오른 판검사의 경우 ‘비용’란이 빈칸으로 남아있는데 비해 이들 일반직원의 이름 옆에는 빠짐없이 액수가 기록돼 있다. 검찰은 이‘비용’이 바로 사건소개료인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그동안 검찰이 확인한 사건소개인 3백79명 중 ‘비용’란에 액수가 기록된 사람은 1백22명. 이들에게 나간 비용은 2백79건에 1억6천6백3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당 61만원씩 지급한 셈.

사건소개료를 받은 사람 가운데 일반인을 제외한 공직자는 검찰 일반직원이 4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밖에 경찰관 12명, 법원직원 10명, 교도관 5명 등이었다.

이중 10회 이상 사건을 소개한 사람은 20명. 역시 검찰직원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직 검찰 직원 A씨는 92년 8월부터 97년 10월까지(이후 자료는 검찰이 입수하지 못함) 모두 17건을 이변호사에게 소개해주었다. 그의 이름옆 ‘비용’항목에는 건당 1백만원에서 3백만원까지 모두 1천7백만원이 기록돼 있다.

검찰 직원 B씨의 경우 소개건수는 많았으나 건당 비용은 40만∼60만원으로 A씨와 차이가 났다.

검찰 직원 C씨는 강간치상 뇌물수수 피의자 등을 소개해주고 40만∼1백만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 직원으로 있다 퇴직한 법무사 D씨는 법원에 근무할 당시 건축법위반 폭력 사기 절도 피의자 등을 소개하고 건당 50만∼60만원씩 받았다.

이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한 공직자 중에는 기능직도 포함돼 있다.

검찰 기능직 직원 E씨는 교통사범 풍속영업사범 등 각종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을 소개하고 40만∼60만원씩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한 교통경찰관은 교통사범은 물론 사기사건 피의자 등을 소개하고 건당 50만원씩 받았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