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내 5개 법원 형사합의부에 접수된 사건을 많이 맡은 ‘상위 20위’ 변호사 중 75%가 최근 3년 이내에 퇴직한 판검사 출신의 ‘전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예우란 변호사 개업한 지 얼마 안되는 판검사출신이 맡은 사건을 잘 처리해주는 관행.
또 이들 전관 변호사들은 대부분 개업직전 근무했던 지역에서 형사사건을 ‘독과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동아일보 취재팀이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98년한해동안 서울지법과 산하 동부 서부 남부 북부 등 4개 지원의 형사합의부에 접수된 총3천5백89건의 수임실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서울지역 개업변호사 중 형사사건 1건 이상을 수임한 8백20명(법무법인 제외)의 변호사들을 수임실적별로 조사한 결과 퇴직 3년 이내의 검사출신 변호사가 상위 20명 중 45%인 9명이었으며 판사 출신 변호사는 6명(30%)으로 나타났다.
또 연수원을 나와 바로 개업한 변호사 1명을 제외한 19명 전원이 모두 판검사를 그만둔 지 7년이 채 안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모두20건의형사합의부 사건을 수임해 수임실적 1위에 오른 모 변호사는 96년까지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근무한 검사 출신으로 수임사건의 90%인 18건이 ‘연고지’ 동부지원에 접수된 사건이었다.
형사단독부에 접수되는 사건은 형사합의부 사건의 10배에 이르는 통계를 감안할 때 이들이 지난해 수임한 형사사건은 적어도 1백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박정훈·선대인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