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을 하지 못한 고학력자와 올해 대학 졸업예정자를 포함하면 취업을 희망하는 적체인력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의 회복조짐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여전히 시장여건을 관망하며 신규 인력 채용을 망설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호황을 구가중인 증권 생명보험 등 금융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상반기에도 공개 채용계획을 내놓지 않을 전망. 이에 따라 일부 계열사별로 필요한 소수인원을 그때 그때 뽑아쓰는 수시채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5대그룹〓최근 9백18명(해외 2백11명 포함)의 인턴사원을 선발한 대우그룹은 다음달 중 또 한차례 인턴을 채용할 계획. 그러나 인력소요가 적지않은 대우전자와 통신이 각각 빅딜 및 계열분리 대상으로 지목되는 등 그룹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당초 계획했던 1천명선에서 크게 줄어들 전망.
이달 14일 인턴사원 1천명의 면접을 마친 삼성도 올해 공채를 인턴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커 상하반기 모두 대규모 공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 채용’을 통해 1천여명의 정규사원을 뽑은 LG는 올해에도 인터넷 상시채용 원칙을 따를 전망. 다만 반도체 빅딜이 진행중이고 이에 따른 ‘보상 빅딜’ 가능성이 적지않아 신규인력 채용을 급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정은 현대도 마찬가지. 올해중 자산규모 1조원이 넘는 대형 계열사 3,4개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추가 채용여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 그룹관계자의 설명.
지난해 인턴사원 1백70명 선발에 그쳤던 SK도 계열사별 수시채용을 강조할 계획.
▽중하위 그룹〓지난해 하반기 대졸 신입 및 인턴사원 2백여명을 뽑은 대한항공은 올 하반기에 추가채용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 금호는 작년 하반기에 뽑은 신입사원 1백3명중 50여명이 ‘대기중’이기 때문에 추가 채용여력이 없는 편. 동국제강도 계열사별 신입사원 채용이 이미 일반화돼 그룹공채는 실시하지 않는다. 이밖에 쌍용 한라 대림 두산 효성 고합 코오롱 등도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정부는 올해도 공기업 경영합리화를 위해 19개 주요 공기업에서 1만명 이상을 감원한다. 따라서 신입사원 채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인턴 1백명중 66명을 정식채용한 포철은 올해도 공채 대신 인턴사원을 통해 신규 인력을 확보한다는 방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대졸 인턴사원 20명 가량을 뽑기로 하고 다음달 2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