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금강산 가는 뱃길에 불안과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금강산 관광선은 그런 ‘파도’를 헤치고 순항하고 있다.
▽만선(滿船) 이루는 관광선〓신년들어 금강산 가는 배는 거의 ‘만선’상태.
현대상선 크루즈 영업부 백진기(白震基)부장은 “3월말까지 두차례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예약이 찼다”며 “이제는 원하는 날짜에 맞춰드리는 게 힘들 정도”라고 말한다.
지난주만 해도 13일 떠난 금강호는 전 객실에 9백12명, 16일에도 7백5명을 태웠다. 20일에는 8백31명, 23일에는 1천1백여명이나 예약을 신청해 다 소화하기가 힘든 상태다.
이같은 승객 폭주 원인을 현대상선 크루즈영업본부장인 장철순(張哲淳)전무는 두가지로 분석했다.
“가장 우려가 컸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이 말끔히 해소되고 금강산이 과연 절경이라는 입소문이 많이 퍼진 덕분이죠.”
여기에다 금강산이 갖고 있는 뛰어난 ‘상품성’과 3박4일로 일정을 단축하고 요금을 내린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관광객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얘기다.
관광객 구성도 바뀌었다. 초반 실향민 위주에서 벗어나 이제 대중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점은 다양해진 연령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30대 이하 젊은층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등 남녀노소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
특히 단체손님이 많아지면서 배를 통째로 전세내는 경우까지 등장했다. 내달 2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8백30명이 봉래호를 빌리기로 했고 5월에는 불교단체와 ROTC회가 역시 전세를 낼 예정이다.
새로운 허니문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 떠난 배에는 신혼부부 11쌍이 탔고 18일에도 11쌍이 탄다.
현대는 결혼시즌인 4월에는 아예 한차례 신혼부부 전용선인 ‘러브 보트’로 꾸밀 계획이다.
▽수익성은 기대에 못미쳐〓그러나 관광객 규모는 현대측이 당초 기대한 연 50만명 수준에는 턱없이 못미친다.금강호는 현재 6개월 단위로 용선 계약을 맺은 상태. 배를 빌리는 비용에다 4백여명의 외국 승무원 용역비를 포함한 하루 용선료는 9만5천달러.
현대상선이 작년말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관광선을 4척으로 늘린다는 가정 하에 관광객 규모는 29만명으로 잡고 있다.
이럴 경우 올해 매출은 1억9천1백52만달러, 용선료와 운항비를 1억9천99만달러로 예상, 52만8천달러의 흑자를 볼 수 있다는 얘기.
현대상선측은 할인요금을 원상회복하고 객실의 70% 가량 손님이 차면 관광선 자체적인 손익분기점은 넘어설 것으로 분석. 현대는 관광코스를 추가로 확보하고 휴게소 공연장 등을 완공해 단조로운 관광코스가 다양해지면 수익성도 덩달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