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아침 서울 노원경찰서 유치장. 한밤중 빈 사무실만 골라 10여차례에 걸쳐 절도행각을 벌이다 붙잡힌 최모씨(25·K전문대 1년·서울 노원구 상계5동)는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몸이 좋지 않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뒤 입학한 대학. 그러나 부모님이 막노동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터라 용돈을 탈 형편은 못됐다.
돈이 궁했던 최씨가 ‘한번 쯤이야’라는 생각으로 빈 사무실에 침입한 것은 지난해 6월 중순. 오전 3시 서울 성동구 D건영 사무실의 유리창문을 열고 들어가 PC와 프린터를 들고 나왔다. 한번 절도에 ‘성공’하자 일주일 사이 세번이나 범행을 저지르는 등 점차 범죄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차량열쇠를 훔쳐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를 몰고 나오는 대담성까지 생겼다.
‘황소도둑’이 돼버렸다. 최씨는 전철에서 행인의 지갑을 슬쩍하기도 했고 훔친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갖고 다니면서 역시 훔친 수표로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이미 전문 범죄꾼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던 것.
최씨가 그동안 훔친 물건과 돈은 총 2천여만원 상당. 그는 경찰에서 “대부분의 물건은 버리고 현금과 수표는 술집에서 탕진했다”고 말했다.
“죽고 싶은 심정이다. 심장이 좋지 않은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쓰러질 지도 모르는데….”
그러나이미때늦은후회. 경찰은18일 최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