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운천동 임순득(林順得·76)할머니는 26일 자신의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12억원 상당의 건물(지하1층, 지상5층, 연면적 7백20여㎡)을 주자문(朱子文)충북대 총장에게 기탁한다.
할머니가 행상을 시작한 것은 50년. 결혼 11년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시어머니와 어린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였다.
콩나물과 두부 묵 등을 팔며 또순이 처럼 알뜰살뜰 절약한 할머니는 얼마 안가 구멍가게를 장만했고 조금씩 재산을 불렸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끼니를 걸러가며 마련한 재산이지만 할머니는 불우노인과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썼다. 한달여 전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할머니는 가족을 불러 모은 뒤 말을 꺼냈다.
“젊었을 때 지대로 공부를 못한 것이 두고 두고 한이었다. 콩나물 팔아 모은 벤벤찮은 돈이지만 심들게 공부하는 학상들 한티 주먼 얼마나 좋겄냐. 애들(외손자들) 다녔던 디(충북대)가 좋겄지….”
충북대는 할머니가 기탁한 건물을 임대해 그 소득으로 매년 20명의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