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할머니」12억대 건물 충북대 기탁

  • 입력 1999년 1월 26일 07시 30분


70대 할머니가 콩나물 행상을 하며 평생 모은 12억원대의 재산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충북 청주시 운천동 임순득(林順得·76)할머니는 26일 자신의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12억원 상당의 건물(지하1층, 지상5층, 연면적 7백20여㎡)을 주자문(朱子文)충북대 총장에게 기탁한다.

할머니가 행상을 시작한 것은 50년. 결혼 11년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시어머니와 어린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였다.

콩나물과 두부 묵 등을 팔며 또순이 처럼 알뜰살뜰 절약한 할머니는 얼마 안가 구멍가게를 장만했고 조금씩 재산을 불렸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끼니를 걸러가며 마련한 재산이지만 할머니는 불우노인과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썼다. 한달여 전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할머니는 가족을 불러 모은 뒤 말을 꺼냈다.

“젊었을 때 지대로 공부를 못한 것이 두고 두고 한이었다. 콩나물 팔아 모은 벤벤찮은 돈이지만 심들게 공부하는 학상들 한티 주먼 얼마나 좋겄냐. 애들(외손자들) 다녔던 디(충북대)가 좋겄지….”

충북대는 할머니가 기탁한 건물을 임대해 그 소득으로 매년 20명의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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