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기 위한 고교생 논술토론광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역사문화아카데미(원장 강치원·姜治遠) 주최로 열렸다.
동아일보사와 교육부, 문화관광부, 한국청소년개발원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고교생 10명이 참가해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왕따, 체벌, 폭력’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자들은 논문심사와 예비토론 등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됐으며 이날 토론의 주제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예비토론을 벌인 끝에 학생들이 직접 정했다.
토론에 들어가기 전에 참가자들은 시간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왕따’문제를 주로 다루기로 의견을 모은 뒤 차분한 분위기에서 각자의 의견을 말했다.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자신과 다른 친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따돌리는 현상은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적인 교육풍토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정신여고 2년 이성애양은 “왕따는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나친 경쟁 분위기가 원인”이라며 “강자가 약자를 포용하는 공동체 의식을 통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국제고 1년 정혜성양은 “이기심이나 결벽증으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피해자들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없는 일부 교사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서울 청담고 2년 신은서양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족한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너에게 문제가 있으니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강원장은 “교육현장에 대한 학생들의 토론이 현실감이 있고 구체적이어서 놀랐다”며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방법은 물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공동체 의식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