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임비리]일부 검사들, 사표종용에 반발

  • 입력 1999년 1월 27일 19시 40분


검찰 수뇌부가 이종기(李宗基)변호사로부터 ‘떡값’이나 전별금을 받은 현직 검사들에게 사표를 종용하자 검찰 조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26일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들을 재소환, 사표를 받고 있다. 26일에는 부장검사 3명이 사표를 제출했으며 27일에는 C,Y검사장이 사표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부장은 지검 차장검사급 이하 검사를 소환해 사표를 받고 있으며 검사장들에게는 대검차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사표를 종용하고 있다.

검찰 수뇌부는 빠르면 28일까지 사표수리를 마감하고 이변호사로부터 향응을 받은 검사들을 징계한 뒤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해당 검사는 물론 일선 검사들이 이같은 방침에 반발하면서 검찰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사표를 종용받자 “죽어도 사표를 내지 않겠다. 잘못이 있으면 사법처리를 하든지 징계를 하라”면서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는 사직서를 요구받자 “왜 하필 나냐. 전별금을 받았다면 검사생활을 가장 오래한 사람이 많이 받았을 것이 뻔한데 왜 내가 책임져야 하느냐”며 수뇌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은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 기자간담회에서 “‘대전에서 근무한 것이 잘못이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운(運)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큰 정의를 위해 작은 정의는 희생돼야 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일부 소장 검사들이 “수뇌부가 몇몇 검사만을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검찰상을 정립할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이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집단행동을 꾀하고 있다는 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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