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문예행사 官개입]여광혁/「혈세」사용 감독해야

과천시는 97, 98년 2년 연속 과천세계마당극 큰잔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문화진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자부한다.

97년 행사는 한국연극협회와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가 주최한데 비해 98년에는 과천시가 단독 개최해 사업비 전액을 지원한 시민축제였다는 점이 다르다.

시는 시민의 문화향수를 충족시키고 지역예술행사로 훌륭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 행사를 정례화한다는 차원에서 관계 규정과 추진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시가 마련한 대회운영규정은 마당극 행사가 향후에도 연속적으로 매년 열릴 수 있는 상설화 근거와 예술행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행정 재정 지원근거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예술인들이 이를 두고 문화행사에 관이 간섭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들은 과천세계마당극은 연극인의 고유사업이니 과천시는 예산과 마당만 지원하고 손을 떼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과천시민들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시민의 세금이다. 이런 혈세를 집행하면서 예산 집행의 적정성 타당성 효율성 등을 따져 제대로 집행되는지, 행정 재정 절차상의 문제는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공무원의 기본적인 의무이다. 행사지원 기구도 행사 전후로만 운영될 뿐이어서 공무원의 자리 늘리기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

따라서 투명한 예산회계 및 집행 절차를 마련한 운영규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예술인에게 전권을 맡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는 행사 전체에 대한 기획 작품선정 연출 예술분야에 종사할 전문기술인력에 대한 인선과 지도감독 등 예술행사와 관련된 모든 권한과 책임은 예술인들에게 맡길 방침이다.

예술의 순수성 자율성 창의성은 최대한 보장하되 회계 및 계약사무 등의 순수 행정업무는 전문성을 가진 시가 담당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민관 공동으로 협력하는 것이 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체제라고 본다.

여광혁(과천시 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