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현 검찰총장 임기가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파격적인 쇄신인사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검찰고위직의 인사폭은 검사장급 이상 서너명. 항명 주역인 심재륜고검장이 면직된다면 이미 사표를 낸 일선 검사장 2명을 합쳐 3명이 그만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의 인사폭으로는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법무부의 고민이다. 이에 따라 고검장과 검사장 3,4명에게 법무부 산하기관장이나 다른 자리를 제시하며 용퇴를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검사장급 승진이 7,8명으로 늘어나 ‘세대교체’와 ‘파격인사’라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
또 ‘파격인사’로 인해 후배기수의 전진배치가 이뤄질 경우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되는 2,3명의 검사장들이 퇴진할 가능성도 높아져 인사폭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박순용(朴舜用)서울지검장이 고검장 승진‘0순위’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때문에 동기생인 사시8회 검사장들의 승진경쟁도 치열하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인사를 둘러싼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미묘한 입장차이도 주목거리다.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은 최근 법무부 간부들과의 회의석상에서 대검의 문제점을 상당수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원 등의 국회 529호실 강제진입사태 때 검찰이 성급하게 나섰다가 비난을 산 것이나 이번 사건에서 항명파동을 유발한 것 등이 거론했다는 것. 박장관의 한 측근은 “장관은 이 문제를 ‘대검 참모들의 판단 잘못으로 인한 총장의 무리한 대응’때문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총장과 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간부들에 대한 전면교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화두(話頭)가 되고 있는 ‘지역화합’문제도 변수다. 또 다시 지역편중논란을 불러일으키면 더 큰 분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급적 승진인사를 많이 단행해 내부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지역안배’를 최대한 고려한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호남출신 인사들은 ‘승진은 하되 평범한 자리’로 가거나 ‘자리는 좋지만 수평이동’하는 식으로 ‘배려’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