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전 법조비리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실망을 끼쳐드린데 대해, 검찰의 총수이자 법조직역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제 부덕의 소치로 검찰내부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까지 발생한데 대해 국민 여러분 앞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사건에 대해 저희 검찰은 검찰의 양심과 명예를 걸고 그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힌다는 비장한 각오로 수사에 임했습니다.
이종기 변호사가 사용한 돈에 대하여는 수년전의 10만원권 수표까지 철저히 추적해서 그 용처를 밝혀 냈습니다.
수사결과 드러난 비리내용에 대해서는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무릅쓰고 관련자들을 가혹하리만큼 엄정히 처리했습니다.
저 자신 검사가 된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로 제 손으로 후배검사들의 사표를 받고, 그 가족들에게 평생동안 남을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저희 검찰은 국민 여러분이 검찰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오늘 이 시점을 기해 저희 검찰은 과거의 일부 잘못된 관행을 완전해 뿌리뽑고 국민 여러분이 기대하는 새로운 윤리관과 직업의식을 확립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필코 법조 정화를 이루어 땅에 떨어진 법조의 위신을 회복시킬 것입니다.
검찰구성원들의 의식과 자세는 물론 검찰과 사법제도 전반에 이르기까지, 국민여러분이 진정 원하고 바라는 검찰과 법조가 되기 위한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저희 검찰구성원 모두는 이것만이 검찰과 법조가 국민 앞에 바로설 수 있는 길임을 깊이 인식하고, 이번 사건을 새로운 `검찰의 도'를 정립하는 교훈과 계기로 삼을 것입니다.
경향각지의 동료 법조인 여러분. 불행하게도 이번 사태는 우리 법조계가 국민들로부터 여전히 많은 불신과 지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바라봄에 있어 우리 법조인들은 누구의 잘 잘못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냉철한 이성을 갖고 사태의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가려내야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법조인 모두의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법조에 대한 국민들의 여망과 법조인 모두의 슬기를 결집시켜 21세기를 앞두고 이땅에 참다운 법조개혁을 이룩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새로운 100년,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법조', 그것은 우리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고, 또 절대로 포기할 수도 없는 법조인 모두의 꿈이요, 이상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저희 검찰은 법질서 확립을 통해 경제재건과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은 물론, 검찰이 하루하루 국민 여러분 곁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 국민 여러분을 편안하게 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찰을 지탱하고 저희들에게 자신과 용기를 주는 것, 그것은 바로 여러분의 애정과 사랑입니다.
지금 이 시점이야 말로 저희 검찰에게는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이 필요합니다.
저희 검찰은 검찰에 대한 모든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나갈 것입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자기정화에 매진함으로써, 검찰을 가장 모범적인 공무원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어떠한 외부적 압력과 영향에도 흔들리지 않고,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척결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새로운 100년, 새로 태어나는 국민의 검찰'이 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을 것입니다.
저희 검찰의 이와 같은 각오와 노력을 믿어 주시고, 새로 태어나는 검찰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다시한번 충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1999년 2월 1일 검찰총장 김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