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服벗는 판사 잇달아…부장판사 4명 사표

  • 입력 1999년 2월 11일 19시 26분


이종기(李宗基)변호사 수임비리사건의 여파로 법원이 어수선한 가운데 다음달 1일자 정기인사를 앞두고 약 20년의 실무경력을 지닌 사시 18,19회 중견 판사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해 법원에 사직바람이 일고있다.

이 때문에 재판이 늦어진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가운데 재판적체현상이 가속화되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서울고법 지법 가정법원 행정법원에 따르면 고법 조중한(趙重翰·사시 11회)부장, 가정법원 이교림(李敎林·사시 19회)부장, 지법 윤병각(尹炳角·사시19회) 채규성(蔡奎成·사시 19회)부장 등 4명의 부장판사가 사표를 냈다.

또 지법의 이현(李玄·사시 32회) 장훈(張薰·사시 32회)판사와 행정법원의 정기돈(鄭基敦·사시 29회) 김성진(金成珍·사시32회)판사도 법복을 벗기로 했다.

‘세풍(稅風)사건’ 재판장인 채부장판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기로 했다”며 “맡고 있는 재판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에는 지법 형사부 최세모(崔世模·사시 15회)부장과 민사부 정연욱(鄭然彧·사시18회) 김숙(金淑·사시 19회)부장, 행정법원 윤형한(尹炯漢·사시 18회)부장판사 등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이들은 법무법인에 취직하거나 단독 개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판사들의 ‘퇴직 바람’은 판사들이 맡는 사건이 급증해 격무에 시달리는데다 법조비리 사건으로 자긍심이 추락해 빚어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 부장판사는 “지난해부터 퇴직하는 판사가 신규 임용 법관보다 많아졌다”며 “올해도 60∼70명의 판사가 퇴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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