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흥수판사, 법원통신망에 「사법개혁」두번째글 띄워

  • 입력 1999년 2월 12일 07시 26분


법관 전용통신망을 통해 사법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했던 수원지법 문흥수(文興洙·42)부장판사가 일부 출세지향적인 판사들의 정치적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두번째 글을 띄웠다. 문판사는 11일 ‘진정한 사법개혁을 바라며 Ⅱ’라는 제목의 A4용지 4장 분량의 글에서 “사법불신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방이래 현재까지 소수 정치적인 사건에 관해 출세지향적인 소위 엘리트 법관들이 집권자의 편의 위주로 재판한데 말미암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판사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해 선거법 위반사건 재판과 관련해 곤혹스러움을 느껴보지 않은 법관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문판사는 이어 사법부 위기의 원인과 관련, “출세주의에 사로잡힌 소수 엘리트 판사들 위주로 법원 행정을 펼친데 있다”고 진단했다.

문판사는 “제2의 건국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법조계”라며 “청문절차 없는 (법관)재임명제도와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 발탁승진제도, 법원장의 재판간섭에 대해 아무 대책이 없는 주관적 근무평정제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문판사는 또 “시민단체들이 ‘도적 판검사, 날강도 판검사’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해도 법원행정 책임자측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사법행정에 관여해온 사람들이 양심이 있다면 당연히 먼저 책임의식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법원 수뇌부를 겨냥했다. 문판사는 “사법부의 고질적인 환부를 드러내놓고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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