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무리한 확대 부실화우려…신규가입자 반발확산

확대실시를 앞둔 국민연금 제도가 도시자영자의 낮은 소득액 신고인정 방침으로 부실운영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라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 축소신고 ▼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이 예상 외로 거세자 가입대상자가 별도 증빙서류 없이 소득액을 축소신고해도 인정하겠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높게 제시했던 당초의 권장소득액을 철회하고 연금보험료의 근거가 되는 소득을 적게 신고해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 반발 ▼

이런 후속조치에도 불구하고 신규 가입대상자의 반발은 확대되고 있다.

13일 연금공단 서울 송파지사의 경우 “공단이 제시한 신고권장 소득이 도대체 맞지 않다”는 항의성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 관계자들은 “행정착오로 대상자를 잘못 선정해 제기되는 민원은 줄었으나 권장소득액이 높게 책정돼 창구 직원과 마찰을 일으키는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 혼란 원인 ▼

정확한 소득이 파악되지 않는 자영자를 상대로 국민연금을 확대실시하려는 무리한 정책탓이다. 반발은 연금공단이 개인별 실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보험료 부과체계로 신고권장소득액을 제시하는 바람에 초래됐다.

▼ 여파 ▼

복지부의 축소소득 신고수용 방침으로 첫째, 직장인 가입자가 주축인 현행 국민연금운영이 부실해질 것으로 지적된다. 연금공단이 자영자의 소득을 낮게 결정하면 보험료 수입이 줄고 연금재정 적자가 늘게 되기 때문. 또 고소득 자영자가 소득을 줄여 신고할 경우 소득액 대비 연금액 비율(임금대체율)이 높아져 소득재분배도 왜곡된다.

둘째, 자영자가 현 보험료부과체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보험료 징수율이 떨어져 연금재정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수(金振洙)교수는 “자영자 소득을 우리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선진국들도 직장 근로자와 구분해 연금재정을 운영하며 자영자는 임의로 가입토록 한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