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현정부 비난발언에 독자들 항의전화 빗발

  • 입력 1999년 2월 13일 18시 46분


13일 본사 편집국에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비난하는 독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김전대통령이 바로 전날 북한산 등산을 하면서 자신의 요즘 심경을 토로한 데 대한 것이었다.

한 독자는 “김전대통령이 나라 경제를 망쳐놓는 바람에 모든 국민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 판에 무슨 잘한 일이 있다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흥분했다.

또 다른 독자는 “김전대통령은 입이 열 개가 있어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사람”이라며 “마치 뭐라도 갖고있는 것처럼 기자회견을 하겠다 뭐를 하겠다 하면서 정부를 협박이나 하고 그래도 되느냐”고 열을 올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여야가 싸움판을 벌이는 것도 지겨운데 이제 전직대통령들까지 싸움을 벌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주막강아지’발언과 관련한 두 전직대통령간의 가시돋친 설전을 싸잡아 비난한 독자도 있었다.

부산의 한 시민은 “김전대통령이 가만히 있으면 될텐데 왜 자꾸 성질을 부리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 하면서 “주변에서 김전대통령의 언행을 너무 부각시켜서 확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전대통령의 ‘대변인’역할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도 요즘 지역구민들로부터 “상도동 일에 너무 관여하지 말라”는 우려섞인 충고성 전화가 적잖게 걸려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의원은 “비록 낭떠러지로 가는 길일지라도 김전대통령과의 의리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전대통령은 13일에는 하루종일 서울 상도동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했다. 설 연휴 직전인 탓인지 자택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다만 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전부총재측으로부터 “15일경 한번 찾아뵙겠다”는 연락이 왔으나 김전대통령측은 일단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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