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은 20일 싱가포르의 한 무역회사 고용사장인 이모씨(51)가 실종된 텐유호에 실려 있던 알루미늄 3천6백t을 지난해 10월초 미얀마에서 중국의 한 회사에 처분했다는 제보에 따라 수사를 벌여 이씨 등 한국인 관련자 3명을 장물취득혐의로 구속했다.
해경은 선장 출신인 이씨의 은행계좌에서 알루미늄을 처분해 받은 커미션으로 추정되는 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소속회사를 통해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3명을 만나 텐유호와 알루미늄을 자기 이름으로 구입, 중국의 한 회사에 되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는 텐유호가 어떤 경로를 통해 이들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들어가게 됐는지는 모르며 텐유호에 타고 있던 한국인 선장 등 선원들의 생사여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에 따라 인터폴을 통해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경찰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텐유호는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등의 손을 거치면서 비토리아(Vittoria)호로 이름이 바뀌고 선원들도 모두 인도네시아인 16명으로 교체된 뒤 알루미늄을 싣고 미얀마 양곤에 입항했으며 이씨는 중국회사에 3백만달러(약 36억원)에 알루미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실종…선원생사 몰라]
★텐유호 사건★
일본 마쓰모토 기선이 실소유주인 텐유호(선장 신영주·51)는 지난해 9월27일 인도네시아 쿠알라탄정 항에서 한국 조달청이 주문한 알루미늄 3천6백t을 싣고 인천항을 향해 출항한 다음날인 28일 일본 선주와의 교신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 텐유호에는 한국인 선장 신씨와 기관장 박하준씨(44)외에 중국인 선원 12명이 타고 있었으나 생존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