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경찰서는 24일 개인택시 운전사 손운진(孫雲晋·40·부산 금정구 서4동)씨가 자신이 가입한 5개 보험에서 6억여원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손씨는 아내, 두 아들과 함께 보증금 1천1백만원의 전세방에서 어렵게 살아온데다 도박 등으로 2천1백만원의 빚을 지게 되자 지난해 11월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한 뒤 12월 5개 보험에 가입, 매월 52만원의 보험금을 납부해왔다. 경찰은 손씨가 하수구에 버린 택시의 예비열쇠를 증거품으로 확보했다.
◆범행
손씨는 연휴에 사고를 당하면 평일에 비해 보험금을 더 많이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설 연휴 첫날인 14일 자작극을 결행했다. 미리 경주역에 전화를 걸어 오전 3시53분경 서울발 무궁화호 열차가 부산 동래구 낙민동 동래역 부근을 지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손씨는 13일 오후 11시30분경 동래구 온천동 금정산 중턱에서 입산금지 출입통제선으로 사용된 나일론 끈 20m를 잘라 올가미를 만든 뒤 범행현장인 동래구 낙민동 동해남부선 철길에 갖다 놓았다.
이어 자신의 택시를 부산 기장군 기장읍 태영아파트 부근에 주차한 뒤 차안에 촛불을 켜둔 채 예비열쇠로 차문을 잠갔으나 택시를 태워 없애려던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14일 오전 3시경 범행현장에 도착한 손씨는 미리 갖다놓은 나일론끈 매듭으로 자신의 사지를 철로에 묶어 지나가던 열차에 왼쪽 발목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뒤 4인조 택시강도에 의한 사고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