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춘천호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 2일 오후 4시경 유조차 인양 작업이 끝나 상수원 오염의 큰 고비는 넘겼으나 이미 새나간 8천ℓ의 기름이 40㎝ 가량 얼어붙은 얼음 밑으로 퍼져나가 방제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부와 강원도 등은 기름이 한강 하류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분간 춘천댐 방류를 중단하고 제거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기름유출
2일 오전 2시47분 강원 춘천시 서면 오월리 오월교에서 추락한 16t 유조차량은 탱크가 5칸으로 나뉘어 있으며 탱크 위쪽 4개의 덮개 가운데 앞뒤 2개의 덮개가 파손돼 8천ℓ의 기름이 유출됐다. 이 기름은 추락지점에서 반경 2백m까지 확산된 것으로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사고가 난 춘천시 서면 오월교 구간은 춘천∼화천간 5번 국도 가운데 가장 사고위험이 큰 산간도로. 경찰조사 결과 숨진 운전자 이재실씨는 1일 오후 6시경 울산을 출발해 강원 화천의 군부대로 가다 70도 가량 굽은 내리막길에서 운전부주의로 오월교 난간을 들이받고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제작업
강원도와 춘천시는 2일 오전 8시반경 본격적인 방제 작업에 나섰다. 강원도는 50t짜리 대형 크레인 2대와 소방관 50여명을 동원해 이날 오후 4시경 깊이 25m의 춘천호에 가라앉았던 유조차를 건져 올렸다.
유조차는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우그러져 있었으며 운전자 이씨는 차체 틈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사고지점에서 2백m 가량 떨어진 곳과 춘천댐 하류 4㎞ 지점의 용산취수장에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또 유출된 기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7시53분 춘천댐의 발전방류를 중단했다. 이와 함께 대형 유조차 4대를 동원해 얼음 밑에 퍼져 있는 기름띠를 빨아들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염방지대책
환경부 홍성철(洪性哲)환경조사과장은 “사고지점에서 4㎞아래에 춘천시 14개동에 식수를 공급하는 용산취수장이 있지만 현재 기름띠는 2백m 정도밖에 퍼져 있지 않아 취수에는 별 영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얼음이 다 녹는 3월 중순까지는 방제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기름 유출 상황을 살펴가며 추가로 오일 펜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문제점
사고가 난 지점은 급경사 내리막 굽은 길로 그동안 여러차례 사고위험이 제기돼왔다.
건설교통부는 도로를 직선화하기 위해 95년 12월부터 2백80m의 새 다리 건설 공사를 진행중이며 올해 8월말 개통 예정이다.
〈춘천〓최창순·이 훈기자〉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