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依病제대 적발]국방부, 94~98년 198명 확인

  • 입력 1999년 3월 3일 19시 46분


돈을 받고 멀쩡한 사병을 병이 있는 것처럼 판정해 조기전역시킨 대규모 의병(依病)전역비리가 적발돼 군당국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국군수도병원 등 전국 8개 군병원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신경증 디스크 등 질병에 걸린 것으로 조작해 조기제대한 의혹이 짙은 1백98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군검찰은 특별감사에서 적발된 사례와 나머지 군병원 10곳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며 의병전역 업무를 담당하다 전역한 군의관 50여명과 금품을 건넨 사병의 부모 등에 대해서는 서울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군검찰은 일단 1백98명 가운데 3명의 의병제대자 부모인 정모씨(57) 등이 군무원이나 브로커에게 각각 1천만원 가량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드러나 수도병원 군무원 김모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정씨의 경우 97년 수도병원에 근무하는 김씨에게 1천만원을 주고 대학재학 중 입대한 아들이 안과질환(시신경장애)이 있는 것처럼 허위진단을 받아 의병전역시켰다.

군검찰에 따르면 이들 의병제대 사병은 94∼98년에 입대한 뒤 신경증이나 정신지체 또는 디스크가 있다는 내용의 허위진단에 이어 의병전역 판정을 받았다.

특히 신경증의 경우 1년 이상의 치료경력이 있고 군복무에 지장이 있을 때만 의병제대가 가능한데도 대부분 입원한지 3∼4개월 이내에 제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별 의병전역자는 국군부산병원이 1백2명으로 가장 많고 △마산병원 38명 △청평병원 24명 △창동병원 18명 등이다. 의병전역 사병은 △93년 3천9백명 △94년 4천5백30명 △95년 5천2백53명 △96년 9천1백69명 △97년 1만2백56명 △98년 6천9백80명으로 96년과 97년에 크게 늘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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