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도굴 사건/辛회장부친 묘터]좌청룡 우백호 吉地

  • 입력 1999년 3월 7일 19시 55분


태화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 묘의 뒤쪽 문수산에서 산줄기 2개가 뻗어나와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를 형성한 전형적인 길지(吉地). 한 풍수지리가가 본 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회장의 부친 신진수(辛鎭洙)씨의 묘터다.울산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에 자리잡은 이 묘터는 그러나 일반의 예상과 달리 유명한 풍수지리가가 자리를 정한 게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작고한 신씨는 지형을 볼 줄 알았고 73년 세상을 뜨기 수년 전부터 전국을 돌며 자신의 묘터를 물색하다 고향 뒷산에서 마땅한 자리를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롯데그룹의 한 전직 간부는 “가족들로부터 신씨가 묘터를 보는 데 일가견이 있고 숨지기 수년 전에 자신의 묘터를 직접 잡아놨다는 소리를 듣었다”며 “신회장 등 5남5녀의 자녀도 산중턱에 자리잡은 부친의 묘소 위치에 흡족해 했다”고 귀띔했다.

고향 주민들 사이에서도 신회장이 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한 뒤 70년대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된 배경에 이 묘터의 음덕(陰德)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것. 신회장이 효심이 깊은데다 묘자리도 좋아 사업이 승승장구했다는 게 소문의 내용이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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