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회장 부친유해 도굴범 1명 검거…제3의 공범 추적

  • 입력 1999년 3월 7일 19시 55분


롯데 신격호(辛格浩)회장 부친의 묘 도굴범 중 1명이 사건발생 3일만인 7일 대전에서 붙잡혔다. 범인은 “롯데 신회장과 원한관계는 없으며 돈을 목적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범인들이 가져간 유해도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범인검거 ▼

이 사건을 공조수사해 온 대전동부경찰서는 7일 오전 3시경 양모씨(41)로부터 제보를 받고 범인 임종순(任鍾淳·34·다방운영)씨를 검거했다. 술에 취한채 대전동부경찰서를 찾아온 양씨는 “유해도굴사건 범인중 한명이 후배로 방금전까지 술을 함께 마셨다”고 밝혔다.경찰은 양씨를 설득해 임씨를 대전 대덕구 중리동 양씨집으로 불러내도록 한뒤 오전8시경 집으로 들어서는 임씨를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임씨로부터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 정금용씨(39·무직·대전 대덕구 오정동)가 이번 사건을 주도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정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유해인계 ▼

경찰은 임씨가 유해를 자신이 운영하는 대전 대덕구 오정동 흙다방 건물옥상에 숨겨두었다는 진술에 따라 7일 낮 다방 옥상에서 유해를 발견했다. 얼굴부위인 유해는 ‘미라’처럼 형체가 남아 있었으며 비닐봉지에 담겨져 있었다.

▼범행 ▼

임씨는 지난달말 롯데 신회장의 일대기를 담은 ‘신격호의 비밀’(정순태지음)이라는 책을 통해 신회장의 부친묘가 야산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혔다.이들은 1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현장을 답사한뒤 대전으로 올라와 곡괭이 등 장비를 구입하고 3일 울산으로 다시 내려가 오후 8시부터 4일 오전 1시까지 5시간동안 묘를 도굴했다.

▼경찰수사 ▼

경찰은 임씨가 범행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동기부분을 정확히 밝히지않고 있어 이 부분을 집중추궁하는 한편 이 사건의 주범으로 나타난 정씨 검거를 위해 형사대를 정씨 연고지 등에 급파했다. 경찰은 제보자 양씨가 정씨와 이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진술함에 따라 대전권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숙박업소 등에 대한 탐문수사를 강화하고 있다.경찰은 임씨가 범행이후 정씨와 같이 붙어있었으면서도 전화를 건 사실을 몰랐으며 롯데그룹에 전화를 건 사람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있었으나 정씨와 임씨의 고향은 전라도가 아니라는 점때문에 두 사람의 배후에 제삼의 인물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대전〓이기진·권재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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