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김석원씨 계좌서 1억7천여만원 가로채

농협 국회지점에 개설된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과 김석원(金錫元)전쌍용그룹 회장의 계좌에서 농협 직원이 거액을 가로챈 사실이 7일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지법 형사5단독 황정규(黃正奎)판사는 지난달 26일 3년 동안 무거래로 방치된 정명예회장과 김전회장의 계좌에서 1억7천여만원을 빼내 가로챈 농협 국회지점 직원 장모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과 함께 퇴직금을 상계한 1억4천여만원을 농협에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장씨는 경마에 손을 댔다가 빚을 지자 97년말 두 재벌총수의 국회지점 계좌에서 거액을 발견하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해 6월 정명예회장 명의의 직불카드를 발급받아 1백여차례에 걸쳐 계좌에 남아있던 4천5백만원을 모두 인출하고 지난해 7월에는 두차례에 걸쳐 예금청구서를 이용해 김전회장의 계좌에서 1억3천만원을 빼냈다. 농협은 자체감사에서 장씨의 범행을 적발, 검찰에 고발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