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고로 장도형씨(48) 등 승객과 승무원 77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20명은 포항시내 7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발생
사고 여객기는 이날 오전 10시30분경 김포공항을 출발해 11시45분경 포항공항에 착륙하려다 시계가 나빠 포기한 뒤 11시59분경 두번째 착륙을 시도해 활주로에 내렸으나 제동을 하지 못하고 활주로 끝을 지나 철조망을 뚫고 계속 질주했다.
여객기는 활주로 끝에서 1백50m 가량 떨어진 높이 6m, 폭 13.5m의 흙으로 된 방호벽을 들이받은 뒤 벽을 타고 넘으며 계기착륙장치(LOC) 안테나를 부수고 벽 아래로 떨어져 가까스로 멈췄다.
사고기는 중간 부분이 위에서 찍어 누른 것처럼 꺾였으며 날개가 부서지는 등 기체의 3분의 1 가량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폭발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큰 피해는 면했다.
승객 박성준씨(35·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는 “여객기가 착륙하고도속도가줄어들지 않은 채 한참을달리다 ‘쿵’소리와 함께큰 충격이왔다”며 “곧 기내에 연기가 가득찼으나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기에는 외국인 8명을 포함한 승객 1백50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원인
대한항공과 포항공항측은 “사고 당시 비가 내리고 17∼32노트의 바람이 불고 있었으나 기상여건이 착륙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고조사반은 △제동장치나 엔진역추진 장치 등 기체 결함 △활주로 시작부분에서 4백m 이내에 접지(接地)해야 하는데 조종 부주의로 접지 지점을 놓쳐 활주거리가 짧았을 가능성 △옆바람을 이기기 위해 착륙속도를 높인 상태에서 활주로 수막 현상으로 미끄러졌을 가능성 등 세갈래로 사고원인을 추정하고 블랙박스 해독 등 원인규명에 나섰다.
사고기는 미국 맥도널더글러스사가 제작한 MD83기종으로 대한항공은 96년 2월 4대를 도입해 국내선과 일부 단거리 국제노선에 투입해 왔다. 포항공항은 활주로 진입로에서 1.5㎞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해발 96.6m의 인덕산이 있어 이착륙시 사고 위험이 큰 곳으로 지적돼왔다.
▼입원환자
▽오천제일병원(10명) △신옥분(62·여) △김여락(83·여) △김윤상(38) △이정재(38) △송성환(35) △이구연(60·여) △이한별(3·여) △임흥식(36) △박성준(35) △조광찬(34) ▽동국대병원(5명) △장도형(48) △김금자(47·여) △이현정(20·여) △장봉원(44) △김병윤(70) ▽성모병원(2명)△전미자(42·여) △구형건(41) ▽사랑병원(1명) △이장규(47) ▽기독병원(1명) △김윤숙(25·여·승무원) ▽제일병원(1명) △김두조(53)
〈포항〓이혜만·정용균·정재락기자〉 ha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