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교수의 애잔한 사부곡(思婦曲)이 뭇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서울대 국어교육학과 이응백(李應百·77)명예교수는 93년 타계한 아내 민영완(閔瑛婉)여사를 기리는 네번째 문집 ‘네 번째 영원한 꽃의 향기―난향죽정’을 펴냈다.
이 책에는 이명예교수 자신과 아내의 시 산문 등과 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추모의 글 등이 2백80여쪽에 정성스럽게 담겼다.
이명예교수는 “집사람이 65세하고 이틀을 사는 동안 나와 44년 6개월을 부부의 연으로 살았다”며 “꽃이 만발하던 봄날 창경궁 경춘전에서 결혼식을 했을 때가 눈에 선하다”고 그리움을 나타냈다.
49년 4월30일 대학 졸업반이던 이명예교수와 초등학교 교사였던 민씨는 인연을 맺었다. 단칸 셋방에서 시작한 신혼살림은 늘 궁색했지만 부부는 결혼을 축복하는 기념문집 ‘제비’를 3호까지 펴낼 정도로 금실이 좋았다.
이명예교수는 “졸업식에 마땅히 입을 옷이 없었던 남편을 위해 자신의 치마를 뜯어 옷을 만들었던 아내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며 “건강치 못한 몸으로 집안 살림 틈틈이 남을 위해 봉사했던 아내를 생각해 남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이명예교수는 94년 ‘영원한 꽃의 향기’를 시작으로 95년 ‘속(續) 영원한 꽃의 향기’, 96년 아내의 호를 딴 문집 ‘혜순(慧橓)의 붓자취’ 등 아내를 기리는 문집을 발간해 왔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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