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구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가 한국조수보호협회 부설 조류연구소에 의뢰한 ‘조류 충돌 방지대책 등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항 활주로 인근 영종도 남쪽과 북쪽 끝 개펄에 매년 봄 가을 20여종의 철새 1만마리 이상이 찾아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류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활주로 끝 지점 개펄이 갈매기류 왜가리 백로류 등의 철새 휴식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철새들이 취식장소인 공항 남쪽 개펄 방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착륙 비행기와 충돌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철새가 비행기 조종석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엔진에 빨려들어가 사고를 일으키는 ‘버드 스트라이크’ 현상을 막기 위해 비행항로를 벗어난 지역에 인공 철새서식지를 조성해 활주로 주변 철새들을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측은 인공 철새서식지의 최적지로 서해안 일대에서 가장 광활한 개펄을 보유한 강화도 해안을 꼽았다.
조류연구소 원병오(元炳旿·경희대 명예교수)소장은 “인공 철새서식지 조성 계획은 인천국제공항 건설 초기에 검토됐다가 예산절감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됐다”며 “조류 충돌사고의 예방과 철새 보존을 위해서는 공항 개항 이전에 인공 철새서식지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