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흐뭇한 체험담을 들었다.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대기 중인 택시에 다가가자 턱시도 차림을 한 택시운전사가 목적지를 묻고 요금표를 정확히 제시하더라는 것이다. 요금은 일반택시 요금과 같았다. 손님 환대와 세련된 매너에 푸근함을 느끼며 시내로 향할 때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밴쿠버의 관광 포인트를 설명했다. 호텔에 내릴 때는 영수증과 함께 명함을 건네며 서비스가 만족스러웠으면 출국할 때 다시 이용해 달라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더란다.
최근 관광공사가 발간한 98년도 관광불편 신고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총 5백4건중 택시관련 신고가 1백11건으로 22%나 차지한다. T 다마다씨는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P호텔로 가는데 미터기를 꺾지 않아 요금을 묻자 “5천원”이라고 해놓고 호텔에 도착하여 1만원을 냈는데 거스름돈을 주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아라키 나오미씨는 김포공항에서 종로의 YMCA까지 택시를 탔는데 미터기를 사용치 않고 5만원을 청구하여 깎아달라고 했더니 폭언과 함께 택시 밖으로 내쫓아 달라는대로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고 신고했다.
신고가 귀찮아 그냥 지나친 사례들을 고려하면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택시로 인해 한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간직한 채 돌아갔을 것이다.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만들기 위해서는 외래 관광객을 친절하게 맞기 위한 택시운전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일부 택시운전사들의 횡포에 대한 행정기관의 집중단속과 일반 및 개인 택시의 영수증 발급제를 조속히 도입해야만 할 것이다. 외래관광객을 위해 공항에서 주요 구간에 대한 요금표를 택시 안의 승객들이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의무적으로 비치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홍두표(한국관광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