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미국선 통치사료 어떻게 보관하고 있나?

  • 입력 1999년 3월 23일 19시 12분


수년전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린든 B 존슨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방문한 고려대 행정학과 함성득(咸成得·대통령학)교수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대통령 재직시절의 각종 자료와 기록은 물론 극히 사적인 약속스케줄 쪽지까지 그대로 보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자료들 속에서 연구가들은 존슨대통령에게 수십년간 사귀어온 숨겨진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도 찾아낼 수 있었다.존슨대통령은 재임 당시 흑인민권신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0년만에 공개된 그의 녹음자료에는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니그로(흑인을 비하해 부르는 표현) ××들이 그럴 수 있느냐”고 말한 대목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40년 루스벨트대통령 도서관이 처음 문을 연 이래 대통령도서관법(55년)과 대통령기록관리법(78년)이 제정되면서 대통령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보존한다는 원칙이 세워졌다. 비리와 관련한 기록도 예외일 수 없다.

보관문서에는 보고서나 비망록은 물론 메모지에 남긴 한두마디의 전화메모나 낙서, 각종 편지까지 포함된다. 레이건대통령 도서관에는 재임당시 백악관 요리사의 메뉴파일도 보관돼 대통령과 가족의 식성까지 알 수 있다.

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이 헌법이나 법령에 의해 행한 모든 정책행위에 관한 기록도 정부소유로 전환됐고 도서관 사서들이 퇴임대통령을 만나 후속 취재한 기록도 추가된다.

우리나라 대통령 관련 자료들도 미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버드대도서관에는 1907년 이승만(李承晩)전대통령이 입학을 문의한 편지가 보관돼 있고 프린스턴대도서관에도 이전대통령이 돈이 없어 박사학위증명서 발급을 받지못한 것을 안 지도교수가 총장에게 수수료 면제를 요청하는 메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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