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말만 앞서는 지자체, 재원없이 공약 남발

  • 입력 1999년 3월 29일 19시 06분


‘발표’만 있고 ‘실적’은 없다. 민선 지방자치단체 출범 이후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으나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결국 흐지부지된 사업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자체마다 민간자본 또는 해외자본을 유치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자금유치 실적은 전무한 실정이다. 새로운 사업계획에 따른 수억원의 연구용역비만 날린 경우가 적지않다.

29일 행정자치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95년 민선단체장 출범 이후 발표된 광역단체의 ‘아이디어 사업’가운데 사실상 백지화된 사업이 수십건에 이른다.

★첨단산업단지 조성★

테크노파크나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각 지자체가 앞다퉈 발표한 ‘단골메뉴’. 그러나 제대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부산시는 97년 7월 자체예산 2백50억원과 국고 등 5백억원을 들여 강서구 녹산동 녹산공단(주단지)과 해운대구 우동 수영정보단지(보조단지)에 테크노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1년3개월 뒤인 98년 11월 부산시는 예산확보가 어렵다며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업포기나 다름없는 셈이다.

울산시도 97년 울주군 온산읍에 81만평 규모의 첨단산업기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 무기 연기한 상태다.

또 인천시는 중국 단둥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해 중국측과 부지 임대계약까지 마쳤으나 입주 희망업체가 없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광단지 조성★

광주시는 97년 7월 어등산골프장 등 시민휴양타운 건설계획을 발표했으나 건설교통부의 허가가 나지 않아 유보됐다.

이밖에 △충남도의 안면도 국제관광지개발사업 △경기도의 대부 임해관광지 조성사업 △경남도의 지리산 랜드 조성사업 등도 전혀 진척이 없다.

★기타★

전북도는 96년 7월 군산에 ‘F1그랑프리 국제자동차 경주대회’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회 개최권자인 ㈜세풍이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전북도는 최근 대회유치 포기를 검토중이다.

또 서울시는 지난해 말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백억원의 기금으로 신용보증조합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기금조달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방자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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