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에게 욕설 풍조가 심한 편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욕설을 듣고 깜짝깜짝 놀란다. 왜 그런가. 무책임한 대중매체 탓이 가장 크다. 그중에서도 노래말의 영향이 크다.
욕지거리는 그냥 놔두면 버릇으로 굳어지기 쉽다. 어릴적 버릇은 평생 간다. 미국에서는 랩과 같이 우리보다 더한 욕지거리 노래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랩은 흑인들의 저항적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것이라해도 배울 것이 있고 배워서는 안될 것이 있다.
공연예술진흥협의회 산하 가요음반심의위원회가 조PD의 음반에 대해 ‘청소년 유해’ 판정을 내린 것을 두고 젊은 작가의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창의성이라 해서 모든 잘못에 면죄부를 줄 순 없다.
소설이나 영화에는 욕설을 허용하면서 왜 노래만 안되느냐는 시각도 있다. 노래는 사람들이 입으로 따라부르는 반복성 세뇌성이 있는 장르이다.
청소년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자고 호소한다. 욕지거리를 퍼붓고 싶은 심정까지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 심정을 이해한다는 것과 욕지거리를 묵인 방조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나쁜 것임을 분명히 가르쳐야 한다.
10대들에게 영합하는 것이 ‘열린 눈’이 아니다.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것은 잘못을 잘못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주는 어른들의 자세다. 어린아이들이 단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탕을 마구 먹일 수는 없지 않은가.
조PD 등은 분명 이 땅의 청소년들이 그 노래를 불러주기를 바라 노래를 내놓았을 것이다. 욕지거리 노래를 마구 만들어 10대들 사이에 퍼뜨리는 어른들을 결코 두둔해서는 안된다.
강지원<청소년보호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