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주가조작 정면 반박

현대는 금융감독원의 ‘강공’에 대해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행여 정부와 대립 양상을 보일까봐 반응도 극히 신중하다. 그러나 “우리가 뭘 잘못한 게 있다고…”라며 불만스러운 태도도 내비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8일 “금감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현대 몰아붙이기’에 나선 정부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계열분리를 착실히 진행하는 등 정부의 구조조정 작업에 다른 어느 기업보다 모범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것들은 봐주지 않고 오히려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현대는 이날 오전 박세용(朴世勇)회장 주재로 그룹 홍보회의를 가질 때만 해도 별도의 대응은 하지 않기로 정리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현대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현대전자 주가조작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현대는 이 자료에서 “일부 계열사가 현대전자 주식을 취득한 것은 빅딜과 전혀 무관하며 주가하락에 따른 일반 투자자의 손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펀드가 고객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대측은 “무슨 소리냐”는 반응.

그러나 현대는 최근 일련의 사태가 정부와의 대결 구도로 비칠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부채비율 감축실적에 자산재평가분을 반영해 달라고 고집을 피운 것이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