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주가조작 개입, 현대중공업-상선 고발키로

  • 입력 1999년 4월 8일 19시 42분


금융감독원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현대전자의 주가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내고 두 법인과 당시 대표이사였던 박세용(朴世勇)현대종합상사회장과 김형벽(金炯壁)현대중공업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현대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강원은행에 대해서도 주가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은행의 주식거래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현대증권의 수익증권에 대한 위험성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이같은 조치는 교착상태에 빠진 반도체빅딜 등과 관련해 현대그룹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박태희(朴太熙)금감원 조사2국장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지난해 5월25일과 11월 사이 각각 2천억원, 2백억원씩 동원해 현대전자의 주가 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례적으로 조사과정과 혐의내용을 공개했다.

5대 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특정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현대전자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으로 지난해 상반기 1만4천원이었던 주가가 하반기에는 3만2천원으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현대전자 주식을 매입한 뒤 아직 매각하지 않아 실제로 주가조작으로 인한 이익을 거두지는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에서 11월, 현대상선은 지난해 5월과 6월에 걸쳐 현대전자주식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수사결과 금감원의 조사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들 기업의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본 소액투자자들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수 있어 집단소송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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