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아리인 ‘전국 재밌게 살기 실천협회’(http://www.letsplay.co.kr)는 1천여명의 회원을 자랑한다. 지난해 9월 모임 결성 이후 이들의 홈페이지를 찾은 사람만도 4만5천명이 넘는다.
모임의 이름만 들으면 무슨 ‘놀자판 모임’이 아닌가 하고 착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회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히 노는 모임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회원의 40% 정도는 대학생이다. 이 외에도 변호사 영화감독 기자 디자이너 외국계회사 직원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가입돼 있다.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이 모임을 만든 최재훈(崔宰熏·25·연세대 건축공학과 3년) 임형섭(林亨燮·25·연세대 경제학과 4년)씨는 “재미가 목적이 아니라 재미있게 사는 게 목적”이라고 말한다.
무작정 재미있는 것만 쫓는 게 아니라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재미’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
따라서 이들의 활동도 매우 다양하다.
우선 한달에 한번 꼴로 톡톡 튀는 이벤트를 개최한다.
최근에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중국집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자장면 먹기 행사를 벌였다. 애인이 없는 사람끼리 자장면을 먹는 ‘블랙데이’를 맞아 모임을 가진 것.
지난해에는 회원인 단편 영화감독의 도움을 받아 영화 ‘약속’을 패러디(풍자화)한 ‘약손’과 ‘니네 그날 뭐할거니’ 등의 단편영화도 찍었다.
16㎜ 필름으로 찍은 ‘니네 그날 뭐할거니’는 부산국제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 출품까지 했었다.
올해는 영화 ‘꽃잎’과 ‘쉬리’ 등을 패러디한 ‘깻잎’과 ‘워리’를 찍을 계획이다.
또 음악을 좋아하는 회원 10여명을 중심으로 음악그룹 ‘떠떠’도 5월말경 출범시킬 예정.
이밖에도 패션쇼와 인터넷홈페이지경연대회 등 일반 모임으로는 하기 힘든 활동들도 벌이고 있다.
“게으른 사람은 재미있게 살기 힘들어요.”
이 모임 가입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지만 게으른 사람만은 사절이라는 게 최씨의 말이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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