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사고]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 입력 1999년 4월 18일 19시 52분


15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추락한 대한항공 소속 KE6316 화물기는 1천m 상공에서 3,4초간 머물다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화물기는 9백m 상공에 조금 못미친 곳에서 관제탑으로부터 “레프트 다이렉트 노벰버 호텔 위스키 클라임 5천7백m (좌회전한 후 5천7백m 고도에 이르러 송신소와 교신하라)”라는 지시를 받고 “로저(알았다)”라고 응답한 뒤 교신이 끊어졌다.

중국당국과 한국 건설교통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한중(韓中)양국 공동조사단은 17일 상하이 공항 레이더 추적자료와 관제탑의 통신기록을 점검한 뒤 이같이 밝혔다.

당시 화물기 기체와 조종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번 사고의 원인을 풀어줄 최대의 미스터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한국측 전문가는 항공기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거나 미사일 등에 맞으면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사고대책본부측은 교신이 끊어졌다는 점을 중시해 기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미스터리는 블랙박스 안에 있는 비행자료 기록장치(DFDR)와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분석한 뒤에야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블랙박스의 알맹이가 사라지고 겉부분 일부만 17일 오후 찢어진 채 발견됐다. 만약 블랙박스 내부가 손상됐다면 이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을 지도 모른다.

★KAL화물기 교신내용(15일 상하이 관제탑녹음)★

▽15:47:59〓비행허가 발부 “주파수 119.75, 항공기식별부호 6316, 좌선회, 초기비행고도 9백m”

▽15:51:26〓지상활주 요구

▽16:01:16〓이륙허가 발부

▽16:02:40〓좌선회 실시후 전방향표지시설(NHW)로 직접 향하면서 비행고도 1천m로 상승 지시

▽16:03:22〓좌선회해 NHW로 향하라고 지시

▽16:04:20〓비행고도 5천7백m로 상승 지시

〈상하이〓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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