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은 ‘달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김씨의 ‘달러 가방’을 보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양시 B유흥주점 사장 이모씨(32)와 종업원 최모씨(22)를 소환해 조사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이씨 등은 “가방은 보았으나 안에 든 것은 달러가 아니라 1만원짜리 돈이었다”고 진술함으로써 김씨가 달러 가방을 들고 다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씨 등이 “김씨가 3월9일에서 11일 사이에 달러 등으로 외상값 1백만원을 갚은 적이 있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김씨가 어디에선가 달러를 훔친 것만은 분명하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운보의 그림 등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한 사업가 이모씨(서울 광진구 광장동)가 미화 6백달러도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그러나 이씨가 신고한 도난 일시(3월11일)는 김씨의 달러 사용 시점과 다소 차이가 있다. 김씨가 사용한 달러의 출처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얘기다.
검찰은 김씨가 유지사 사택에서 훔쳤다고 주장한 007가방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이 역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김씨는 “검찰이 압수한 007가방 2개는 원래 내 것이고 유지사 사택에서 훔친 가방은 어딘가에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달러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또다른 ‘열쇠’인 서울 남대문시장 암달러상 ‘민희엄마’도 오리무중이다. 현재로선 실존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검찰은 “그같은 이름이나 비슷한 이름의 암달러상을 찾지 못했다”며 “김씨가 거짓말을 한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김씨는 12만달러 중 ‘민희엄마’에게서 환전하고 남은 5만달러는 친구들과 나눠가졌다고 주장했으나 김씨가 유흥가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액수는 2천달러도 안된다.
결국 검찰은 ‘12만 달러’가 거짓 진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박정규기자〉 roches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