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파업 장기화양상]집회때만 집결 「유람」전략

  • 입력 1999년 4월 22일 19시 39분


서울지하철 노조가 경찰 투입과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마련한 전략은 ‘유람(遊覽)파업’. 노조원 중 상당수가 평상시에는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다가 거리집회가 있으면 그곳에 집결하고 모임이 끝난뒤 다시 흩어지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대와 명동성당에서 농성하고 있는 지하철 노조원은 6천여명. 나머지 2천여명은 21일 서울 대학로 집회 때 나타났다 자취를 감춘 이른바 유람 노조원이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최소한 1주일 이상 끌고 나가기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있다”며 “유람 노조원은 물론 예비 지도부도 구성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지하철 노조가 1주일 이상 파업을 계속하려는 것은 26일 이후 한국통신을 비롯한 공기업 노조들의 연대파업이 본격화 하기 때문.

지하철노조 유병홍(兪炳弘)정책팀장은 “94년 때의 연대 파업은 임금협상 차원에 머물러 실패했지만 이번엔 ‘구조조정 저지’라는 생존권 문제가 걸려 있어 연대파업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올해 조합원의 업무복귀율이 94년에 비해 10% 정도 낮은 것도 이같은 명분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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